예물교환·물자교역 등 조선의 앞선 문화 일본에 전파
매년 8월 대마도서 통신사 행렬 재현 외교역사 되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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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통신사 행렬도 |
‘통신사 이예 공적비’ 건립 일본 현지인들도 업적 기려
울산 출신으로 일본 국왕에게 파견된 조선시대 최초의 통신사인 충숙공 이예 선생은 뛰어난 외교관으로서 40여차례에 걸쳐 일본을 방문, 조선인 포로 667명을 되찾아오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
뿐만 아니라 세종대왕의 명을 받아 대장경을 일본에 전달하는 등 조선일본의 정치·문화 교류에 큰 업적을 남겼다. 충숙공이 40여차례나 일본을 방문하던 길목에는 항상 대마도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 대마도에서 충숙공의 공적을 되새기고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문화의 흔적을 찾기 위한 대마도 탐방이 지난 8월31일부터 9월2일까지 2박3일간 이뤄졌다.
신장열 울주군수와 송정문 울주군의회 내무위원장을 비롯해 학성이씨 문중, 충숙공 선양회(회장 이두철) 관계자 등 20명으로 구성된 탐방단과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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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일 대마도 원통사 앞 이예 선생 공적비 앞에서 신장열 울주군수와 학성이씨 문중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대마도는 한반도에서 직선거리가 49.5㎞인 반면 일본 후쿠오카까지는 138㎞가 넘는 거리로 한반도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면적은 708㎢로 울릉도의 10배 가량이며 섬 전체 88%가 산림지대로 본섬 2곳 외에 107개의 섬이 있고 사람이 사는 섬은 5곳이다.
대마도 곳곳에는 우리나라식 지명과 유적이 남아있는 곳이 많다. 특히 고시타가 유적에서 출토된 융기문 토기는 일본의 죠몬시대(약 3000년 전) 초기에 한반도에서 전래된 토기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대륙에서 전래된 불상을 비롯해 경전, 범종, 도자기 등이 많이 남아 있다. 대마시에서 제작한 대마역사민속자료관 안내 팸플릿에도 ‘대마의 문화사는 한반도와의 교류 없이 생각할 수 없다’고 게재하고 있을 정도로 한민족의 숨결이 남아있는 곳이다.
대마시청이 위치한 이즈하라시에는 조선 통신사를 성대하게 접대하기 위해 만든 고려문과 함께 조선통신사비, 대마역사민속자료관이 위치해 있다. 특히 민속자료관에는 조선통신사의 행렬도가 소장돼 있으며 매년 8월 대마도에서는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현하는 아리랑축제가 열리고 있어 조선통신사가 이들에게 얼마 만큼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통신사 일행은 통상 300~500명 가량으로 조선의 앞선 문화가 일본인들에겐 하나의 문화적 충격이 됐다. 통신사 행렬도에는 통신사 일행을 구경하기 위한 인파가 고스란히 묘사돼 있다. 통신사를 통한 예물 교환과 물자교역을 통해 양국의 문물과 문화가 광범위하게 교류됐으며 상호 접대를 통해 음식문화와 일상생활의 문화도 교류됐다.
일본은 1811년부터 외국의 사신은 본국의 중심부로 들이지 않고 그 나라와의 접경지역에서 접대한다는 ‘역지빙례’ 정책을 폄에 따라 12차 조선통신사 일행은 대마도에서 머물다 귀국했으며 이때부터 통신사의 왕래가 끊기고 말았다.
조선통신사 일행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울산 출신의 충숙공 이예 선생이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돼 있는 공식적인 14차례 방문을 비롯해 40여차례에 걸친 일본 방문을 통해 외교 역할 뿐만 아니라 문화 전도사로서도 역할을 수행했다.
대장경 및 불경을 전래하면서 불교문화와 인쇄문화를 일본에 전파하는 한편 일본의 자전 물레방아를 조선에 도입하고 일본처럼 화폐를 광범위하게 사용하도록 건의했다. 또 사탕수수 재배와 보급, 일본의 선박 건조기술 도입에 기여했으며 민간에 의한 광물 채취를 자유화해 이에 대해 과세함으로써 국가수입을 늘릴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충숙공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통신사 이예 공적비’가 지난 2005년 11월 대마도 미네쪼현 원통사 내에 건립돼 한국방문객은 물론 일본 현지인들도 충숙공의 공적을 기리고 있다.
대마도 미네쵸 역사민속박물관에 전시된 자료들에서도 한반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쟁기에서부터 농기구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박물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 밖에 대마도에는 박제상 순국비, 최익현 선생 순국비, 조선통신사비, 덕혜옹주 결혼기념비, 역관사수난비, 김성일시비 등 한국과 관련된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이번 탐방단은 이즈하라와 히타카츠 등 주요 시내는 물론 충숙공이 3개월간 억류돼 있었던 화전포를 비롯해 원통사 기념비 등을 탐방하면서 울신 출신의 뛰어난 외교관인 충숙공의 업적을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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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숙공 이예 선생은
학성이씨 시조…울산 출신의 조선 최초 통신사
대일 외교 중추역할 정치·문화교류 큰 업적 남겨
이예 선생은 울산 출신의 통신사로 조선 전기 40여차례에 걸쳐 일본을 방문, 667명의 조선 포로를 찾아오고 삼포조약 체결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세종대왕의 명을 받아 대장경을 일본에 전달하고 일본의 자전 물레방아와 무쇠로 만든 대포를 조선에 들여오는 등 조선일본의 정치·문화교류에 큰 업적을 남겼다. 지극한 효성과 강인한 정신력, 뜨거운 민족애로도 귀감이 되고 있다.
학성이씨의 시조인 충숙공은 1373년에 울산에서 출생해 1445년(세종 27) 2월에 별세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충숙공은 울산의 향리로 직책이 기관(記官·지방 관아의 아전)이었다. 24세가 되던 1393년(태조5) 12월에 울산지역에 왜구가 쳐들어와 울산군수 이은 등 관리를 포로로 잡았을 때 대부분의 관리들이 도망친 것과 달리 충숙공은 은그릇을 챙겨 맨 뒤에 처져있던 왜선에 숨어들었다.
배가 바다 한 가운데에 이르자 군수를 모셔야 하니 군수가 탄 배로 옮겨달라고 청했다. 왜구들은 충숙공의 충성심에 감동해 당초 일행을 죽이려던 계획을 바꿔 대마도 화진포에 억류시켰다. 조정에서 왜구를 달래 화해하게 됨에 따라 일행은 이듬해 2월 조선으로 돌아왔다. 조정에서 충숙공의 충성을 가상히 여겨 아전의 역을 면제하고 벼슬을 주었다. 이로서 중인계층의 신분을 벗어나 사대부 양반으로서 전문 외교관의 길을 걷게됐고 종 2품의 벼슬에 이르게 됐다.
이후 40여년 동안 40여차례에 일본 본토와 대마도를 방문하면서 외교관으로서 뛰어난 외교관의 대일 교섭능력을 발휘했다. 거의 일년에 한 차례씩 일본을 왕래한 것이다. 40여차례 가운데 13회는 구체적으로 어떤 목적으로 어떤 직책을 맡아 어디로 파견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돼 있다.
충숙공을 포함한 통신사 일행은 한반도일본의 문화교류의 가교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민간 교류가 제한적이어서 정치·외교적 업무 수행은 물론 시문, 필담, 회화, 음악, 무용 뿐만 아니라 농업·광업 기술, 무기, 음식 등에 있어 광범위한 문화교류가 사절단을 통해 이뤄진 것이다.
지난 2005년 2월 문화관광부가 ‘이달의 인물’로 충숙공을 선정하면서 울산에서도 선양회(회장 이두철 삼창기업 회장·수석부회장 이준락)가 조직되고 대마도 유적 탐방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울산지역의 충숙공 관련 유적으로는 남구 달동문화공원 내 동상, 중구 태화동 충숙공 유허각비, 울주군 웅촌면 석계서원, 남구 신정동 용연서원 등이 있으며 일본 대마도에는 공적비가 세워져 있다.
글=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학성이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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