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城李門 倫序問題에 대한 결의문

우리는 하나 같이 충숙공 할아버지의 자손입니다. 2005년 2월에는 할아버지께서 문화관광부에 의해 이달의 문화인물로 선정되셨습니다. 이에 따라 할아버지를 주제로 하는 강연회와 한시백일장, 그리고 한국⋅일본⋅미국의 학자들이 참여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성대히 열렸습니다. 또 할아버지의 공적비가 일본 대마도에 건립되고 할아버지의 동상이 울산 문화공원에 세워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2007년에 이어 2008년에도 울산광역시의 예산지원으로 매년 전국의 젊은 학생들이 울산과 일본에 있는 충숙공의 유적지를 탐방하는 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이제 할아버지는 문중의 긍지를 넘어 울산의 자랑이요 우리 민족의 사표로 받들어지고 있습니다. 몸가짐을 더욱 바르게 하며 할아버지의 그 크신 업적, 아름다운 애국애족의 혼, 눈물겨운 효성을 세상에 선양하는 것은 못난 후손의 귀한 소임입니다.

한 할아버지에서 벋어 나온 큰 나무의 꽃이며 열매인 우리 문중 젊은이와 어린이의 빛나는 앞날에 걸림돌이 있으니, 이는 바로 윤서(倫序) 문제로 인한 문중의 대립과 갈등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우리 학성이씨 문중이 화목하며 영원히 벋어나가기를 바라는 충정으로 다음과 같이 결의합니다.

  첫째, 우리는 앞으로 어떤 석물(나무⋅금속 포함)이나 간행물(족보, 도서, 인터넷, 녹음, 비디오, 영화, CD 포함)에서도 최대한으로 윤서의 언급을 피하되 만부득이한 경우에는 어느 일설에 치우치지 않고 양설을 꼭 같은 비중으로 언급하겠습니다.

  둘째, 우리는 이제 집안의 어떤 공식⋅비공식 회의나 크고 작은 자생적인 모임에서도 윤서의 어느 일설이 옳거나 그르다고 언급하거나 주장하지 않겠습니다.

  셋째, 우리는 윤서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흔들림 없이 따르되 다른 종원의 판단은 비난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그대로 존중하겠습니다.

자랑스러운 우리 학성 이문의 종원 여러분! 울산이 자랑하고 온 나라가 추앙하는 충숙공 할아버지의 거룩한 이름을 윤서문제로 인한 다툼을 통해 우리 문중이 스스로 훼손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위와 같은 우리의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서로의 언성을 낮추고 감정을 절제하며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십시다.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할아버지의 영령이 감응하고 하늘이 감동하여 우리에게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위한 귀한 지혜를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존경하옵는 종원 여러분! 부디 자중자애하며 문중의 백년 천년을 걱정하는 한 가지 단심으로, 위와 같은 저희의 결의에 뜻을 함께 하여 동참해 주시옵기를 뜨거운 눈물로 호소합니다.

2008년 9월 24일

鶴城李門 倫序問題에 대한 결의문의 내용을 확인하며 서명합니다

서명운동에 동참해 주셔서 충심으로 감사합니다. 다음 주소로 우송하시거나 팩스로 보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호주 및 세대주 한 분만이 아니라 20세 이상의 온 가족과 주위 일가 여러분의 서명도 함께 받아 보내주시면 더욱 고맙겠습니다.

보 내 실 곳: 서울 서초구 방배4동 834-22 대호빌딩 3층 (주)대호

             학성이씨재경화수회

팩 스 번 호: (02)596-2006

전 화 번 호: 학성이씨재경화수회 사무국장 태걸 011-540-3585

부록 :  결의문의 소이연

1. 어느 일설의 주장이 옳다고 입증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유전형질(DNA)을 공유하는 우리 문중의 어느 한 쪽 만이 처음부터 아둔하거나 성정이 나빠 생트집과 억지주장만 일관한다는 말에는 누구도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양설이 오랜 세월을 거쳐 지금까지 공존하는 근본 원인은 이에 대한 명명백백한 역사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데에 있습니다. 양설이 각각 상당한 증거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중 구성원 모두가 수긍할만한 결정적인 증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을 숨어 있던 증거들이 6세기를 지난 이 시대에 기적 같이 발견되어 이 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희박합니다.

  만약 결정적인 증거를 새로이 얻을 수 있다면, 이를 통해 윤서를 밝히는 것은 귀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연목구어(緣木求魚)의 고사와 같이 기존의 불충분한 증거를 바탕으로 어느 한 쪽의 주장을 내세울 수는 없습니다. 아쉽지만 더 이상 어느 한 쪽의 주장을 내세우는 일을 포기하고 다른 방법으로 우리 문중의 질서와 화목과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입니다.

2. 계속되는 대립을 통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계속 이 문제를 거론하고 대립함으로써 얻는 것이 크지 않습니다. 문중의 재산이 걸린 일도 아니요 큰 명예가 얻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반면 잃는 것은 문중의 앞날이 걱정스러울 정도로 큽니다. 어느 한 쪽의 우위로 낙착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줄기차게 계속되는 대립은 단지 우리 문중의 창의와 화합을 해치는 끝없는 소모전에 지나지 않습니다. 비슷한 실력의 형제가 제한시간 없이 끝없이 권투시합을 계속한다면 이는 과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얻으려는 피나는 노력이겠습니까?

  설혹 이 대립의 끝자락에서 억지로 어느 한 쪽의 우위가 확보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오랜 기간 대립과 반목으로 집안의 윤기가 이미 싸늘하게 식어버린 후라면 오냐 잘했다 하고 충숙공 할아버지께서 기뻐하시겠습니까?

  소의 뿔을 바로 잡으려다가 소를 죽이고 만다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고사가 어찌 한낱 지난날의 얘기 만이겠습니까?  소의 뿔을 바로 잡는 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나, 소를 죽이면서까지 이루어야 할 일은 아닙니다.  윤서를 밝히는 것은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나, 문중의 윤기를 해치고 문중의 발전을 저해하면서까지 추구해야 할 일은 아닌 것입니다. 윤서를 밝히는 일도 그 종국의 목적이 충숙공의 선양과 문중의 발전에 있다면, 윤서를 밝히는 과정에서 충숙공의 선양과 문중의 발전을 희생시키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3. 더 이상 가면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대립이 세대를 거듭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좋은 뜻으로 시작한 토론도 오래 가면 논쟁이 되고 서로 반목하는 수가 있습니다. 윤서를 밝히는 일도 처음에는 조상을 숭상하고 집안의 질서를 세운다는 참으로 좋은 뜻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대립이 더 오래 간다면 앞으로는 이성보다는 감정이 이 과정을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아전인수(我田引水)와 같아서 누구나 상대의 주장보다는 나의 주장이 더 타당하게 보이게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양설의 대립이 계속됨에 따라 감정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종국에는 콩을 콩이라고 해도 곧이듣지 않고 무조건 서로를 부인하고 불신하게 될 수 있습니다. 자라나는 젊은 세대라고 해서 이 대립과 반목에서 자유스럽지 못합니다. 어른들로부터 상대 쪽의 나쁜 점을 듣고 자라다 보면 점점 그 사고방식에 물들게 됩니다. 이렇게 자란 젊은 세대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더 앞 세대를 닮아가게 될 것입니다. 지금의 대립이 세대를 넘고 넘어 영구히 지속될까 우려됩니다.

4. 더 이상 가면 세상의 웃음꺼리로 됩니다

양설의 대립이 계속됨에 따라 이제 이웃사람을 불러 서로가 서로를 비방하고 유림에 호소하고 언론을 이용하고 법에 고발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다고 그 누가 있어, 어떤 새로운 증거를 갖고 우리가 모르는 우리의 윤서를 명명백백히 밝혀줄 수가 있겠습니까?  형이 옳고 동생은 나쁜 사람이라고 고발하여 과연 옳다는 판정을 받는다면 형이라 해서 떳떳하고 기쁘지는 않을 것입니다. 판정을 내린 사람들은 돌아서서 저 가문은 과연 난형난제(難兄難弟)라 하며 웃음꺼리로 삼을 텐데, 이러고서도 우리 학성 이문이 울산의 주인이라고 그리고 명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나아가서는 지금 충숙공을 흠모하여 그 업적을 선양하고자 나서고 있는 타성(他姓)의 유수한 학자들도 그 의미를 잃고 이를 포기하고 말 것입니다. 나라의 사표인 문화인물 충숙공의 업적을 선양하는 귀한 일에 자손이 앞장서지는 못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이를 저해하는 세력으로 부각된다면 할아버지의 영전에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5. 자신의 판단을 따르되 다른 종원(宗員)의 판단을 존중하면 됩니다

 기존의 증거를 고찰할 때 각자는 자기의 소신에 따라 나름대로 어느 일설이 옳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흔들리지 말고 그 판단에 충실하면 됩니다. 그러나 다른 종원(宗員)이 다른 일설이 옳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그 판단을 또한 존중하여야 합니다. 각자가 결국은 우리 집안이 잘 되기를 바라면서 소신에 따라 고심 끝에 내린 판단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각자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자신의 판단을 고수하되, 다른 종원의 판단에 대해서는 이를 비난하거나 비판하지 말고 역지사지(易地思之)하여 그대로 존중하자는 것입니다.